신앙의 글

이판사판 이야기

정낙원 2008. 7. 25. 17:48

이판사판이야기

이판사판이라는 말이 있다.

이판은 출가하여 부처님 말씀만 궁구하고 수행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스님을 일컫고, 사판은 절에서 재물이나 일반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물론 이판은 사판이 해 주는 아침밥을 먹고는 면벽 참선으로 하루를 보내고, 사판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 지으랴, 땔감 준비하랴,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낸다.

옛날 어느 절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절에서 일년 내내 나무하랴, 밥하랴, 정신 없던 어느 사판이 자기 일에 불만이 쌓여 친구랑 꾀를 내었다.
야,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냐? 왜 우리만 이렇게 고생해야 하는 거지?
저 이판 놈들은 앉아서 하는 일이 허구 한날 우리가 해주는 밥만 쳐 먹고 있으니 우리는 대체 뭐냐구?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지 않는 바에야, 우리가 지네들 종이야 뭐야! 우린 죽도록 고생만 하고 말이야! 에이! 더러워서 나도 이판이나 할까보다!

생각할수록 분한 마음이 사로잡혀 친구에게 야! 우리, 주지 스님한테 가서 따지자구.
이에 의기가 투합한 그 두 사판은 주지 스님을 찾아갔다.

그들의 얘기를 다 들은 주지 스님 왈!

그래? 그러면 너희들도 내일부터 이판 해라.

그 대신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다.
딴소리라뇨. 스님. 천만의 말씀입니다.

걱정 마세요.
쾌재를 부르고 닐니리 맘보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신이 나서 좋아했다.
야! 우리도 이젠 이 지긋지긋한 일로부터 해방이다,

해방! 앗싸!

다음 날,

그들은 동료 사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면벽 참선의 대열에 합류했다.
야! 이런 신선 놀음이 어디 있냐! 라고 흥겨워하며 너무 너무 행복했다.
다른 사람이야 자신들이 참선을 하는지 여자 생각을 하는지 알 턱이 없으니 오만 생각으로 세월을 도적질하였다.

시원한 바람은 열어놓은 창을 타고 장삼자락을 건드리고, 그야말로 꿈인지 생신지, 너무도 행복해 하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습니다.

면벽 참선도 어디 하루 이틀이지, 열흘 가고 스무날 가니까 사정이 달라졌다.

좀이 쑤시고 이제는 시간이 째려보곤 가지를 않는다.

아침이 되면 빨리 저녁이 되었으면 한다.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결리고, 아! 이젠 서서히 지겨워지기 시작하였다.

생각해 보라.
나면서부터 그때까지 생각이라고는 안 하고 살던 인간이 갑자기 아무 하는 일 없이 빈둥대기가 그리 쉽겠습니까?

아침밥을 먹고 난 그들은 더 이상 참선 방에 들어가기가 겁이 났다.

이제는 차라리 산으로 들로 다니며 뙤약볕이라도 좋으니 맘껏 돌아다니고 싶다.
오히려 옛날 밥짓고, 빨래하고, 장작을 패고, 물 깃는 일이 훨씬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아! 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나 사판으로 다시 돌아갈래! 속으로 부르짖는다.

그래도 주지 스님한테 딴소리 안 하겠다고 단단히 약조를 해놓았던 참이어서, 속만 끓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그 날도 그들은 도살장에 끌려 들어가는 소처럼 우거지상을 하고는 천근 만근 같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참선 방으로 향했다.

친구의 꼬임이 넘어가 얼떨결에 이판이 된 친구가 더 고역이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친구를 한 대 패 주고 싶지만 마음 뿐 이제 와서 친구를 탓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벽을 쳐다보고 있자니 좀은 쑤시고, 잠은 오고(아, 그래도 잠을 자면 안된다.

만약 잠을 자다가 돌아다니는 주지 스님에게 들키는 날이면 주장자에 두들겨 맞게 된다.

거기 한 대 잘못 맞으면 머리가 깨질 수도 있다.

그러니 잘 수도 없는 판이다. 야! 이거 고문이 따로 없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 친구가 자기를 꾄 친구 옆구리를 쿡쿡 찔러댄다.

야! 우리 이거 그만 하자. 이게 사는게 아니라 죽는거다.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주지 스님과 약속을 했잖아...
뭐! 그렇다고 설마 죽이시기야 하겠어? 이판 아니면 사판이지.

그 날 그들은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주지 스님을 찾았고, 스님 방을 물러나올 때는 이마에 커다란 혹을 두 개씩 달고 나왔다.
이마에 달린 혹 두 개로 그 지긋 지긋한 이판 생활을 청산 할 수 있다는게 천만다행이다.
그래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아! 이제 살 것 같네! 라고 흥얼거린다.

그러게 제 분수를 알아야지,,,,,,,,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여! 자기 주제를 알고 자기 자라에서 살면 행복한기여,,,

그런데 자기 주제를 알고 살면 좋으련만,,,

세상 천지에 자기 주제를 아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이눔의 인간이란게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날마다 무관지옥에 떨어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렷다,,,

그런데 이런 일이 성도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
자기 주제를 모르고 상석에 앉고 싶어하고 대접을 받고자 한다.
왜? 난 몰라주는 거야!
무슨 교회가 이렇게 사랑이 없어! 라며 불평을 해댄다.

어이구! 죄인 주제에 얼마나 대접을 받고 행복하기를 바라누,,,

이런 인간들에게 성경은 답을 해 주고 있다.

롬 12장 3-8절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중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4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니 5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6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7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8 혹 권위하는 자면 권위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

고전 7장 17-24절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 내가 모든 교회에서 이와 같이 명하노라"

딤전 6장 6절 "그러나 지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아! 만족 할 줄 모르는 이 교만을 어이할꼬!


남이 하는 것은 다 하고 싶고 남이 가진 것은 다 갖고 싶어하는 이 무저갱 같은 심보를,,,

그러게 자기 주제를 알면 천당이고, 자기 주제를 모르면 지옥인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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