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글

능력 없는 목사

정낙원 2008. 7. 25. 18:11

능력 없는 목사

 

 

분주하게 이사를 마치고 우편물 때문에 전에 거하였던 장소에 가니 한창 리모델링을 한다고 북새통이다.

 

십여년을 있었던 곳이라 어떻게 리모델링을 하는지 궁금하여 잠시 둘러 보는데 공사장 인부가 말을 건넨다.

 

누구십니까?  

아! 예!  전에 이 곳 2층에 있던 교회 목사입니다. 

우편물을 찾으러 왔다가 공사중이라 궁금하여서 잠시 둘러 보는 중입니다.

 

아! 그렇군요.

목사님이시라고요. 

위 아래로 훑어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고 어찌보면 취조를 하듯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시비를 거는투로 천정에 물이 샌 흔적들을 가리키면서 하는 말이 이런 곳에서 어떻게 계셨습니까?

 

그 말에 천정을 쳐다 보면서 아! 그렇군요.

우리는 이층이라서 몰랐는데 좀 심하군요. 

그래도 이곳에 십여년을 있었는데 예배 드리는데는 전혀 불편함 없이 잘 있었습니다 라고 하자.

 

이 양반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다.  

아니! 목사님 이런 곳에서 십년을 있었단 말입니까?

 

그러면서 대뜸 망설임도 없이 하는 말이 목사님 능력이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십여년을 있었습니까? 

한 2, 3년 정도하면 교회를 지어서 나가야지요. 

이런데 오래 있으면 쪽팔리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은근히 신앙적인 말을 한다.  

느닷없이 하는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이 된다. 

이 양반 말하는 폼새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교회의 안수 집사 정도 되는가 싶은 낌새가 느껴진다.

 

그래서 내가 그 말을 받아서 내 딴엔 복음에 대하여 가르치려고 하는 말이

아니! 목사가 교회를 지으면 능력이 있고 교회를 못짓고 이런 임대 교회에 있으면 능력이 없습니까? 

교회 건물을 짓는 것이 목사의 능력이라면 건축 업자가 목사를 하면 되지요.

 

목사의 능력이란? 복음 전하는데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교회의 존재 의미도 예수님의 십자가 도를 증거하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요.  

그리고는 그 말의 여진에 부아가 치밀어 교인이라는 것을 감지 하였지만 일부러 아저씨!  목사가 왜? 능력이 있어야 합니까?

 

그러자 이 아저씨! 하는 말,

아니 목사님! 목사님이 능력이 있어야 교인들이 모이고 교회가 부흥될 것이 아닙니까? 

그래야 교인들도 목사를 믿고 열심을 내고 복도 받고 헌금해서 빨리 빨리 교회도 크게 짓고 할 것 아닙니까?

 

그 말에 또 다시 은근히 화가 난다.  

아니! 왜? 목사를 믿습니까? 

예수님을 믿어야지 왜? 목사를 믿어야 됩니까? 

그리고 교회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증거하는 것이지 건물 크게 짓는게 아닙니다.

 

에이! 목사님은 몰라도 한 참 모르시네요.  

요즘 교인들이 능력 있는 목사를 믿지, 능력 없는 목사를 믿고자 합니까? 

목사가 능력이 있어야 교인들도 복을 받고 교회도 부흥이 되지요.

 

그런데 어이! 김씨!

저 쪽에서 이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인부가 이 아저씨를 부르는 바람에 둘의 대화는 여기서 단절 되고 말았다.   

공사장으로 향하는 그 아저씨 뒷통수를 보면서 왠지 가련하고 불쌍한 생각이 든다.

 

아마도 공사장으로 가는 그 아저씨도 나를 보고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생각을 하겠지!

아! 이를 어쩌나!

 

차를 타고 돌아 오면서 혼자 중얼거려 본다. 

그래 맞아!

난 참 능력 없는 목사야!   

그 집사의 말대로라면 예수님도 나 같은 목사 때문에 엄청 쪽 팔릴거야?

 

아마도 12 제자들이나 바울 때문에도 쪽 팔렸을 것이고!  

아니 하나님은 예수님 때문에 더 쪽 팔렸겠지,,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능력이라고 하는가?

 

힘 없이 십자가에 죽어주신 예수님의 십자가가 능력이건만,, 

성도에게 있어 최고의 능력은 예수님처럼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되는 것을 뉘라서 아는가,

 

예수님!

이 능력 없는 목사를 언제까지 쪽 팔리게 이 세상에 둘 것입니까? 

그런데 예수님 왈~

실컷 쪽 팔리다가 오라신다.

 

갑자기 스데반 집사가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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